
향수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향수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내 취향은 거의 딥티크였다.
인공적인 향이 아니라 정말 자연적인 느낌이 강하다.
향에 은근 민감해서 멀미도 잘하는 편인데
예를 들어 새 차 냄새 진짜 못 참고.. 좀이라도 인공적인 향수 냄새 맡으면 두통이 밀려온다
새 차 + 방향제 = "죽음"
쨌든 참고로 지금은 갖고 있는 딥티크 제품은
오 드 퍼퓸 플레르 드 뽀, 오 드 퍼퓸 오르페옹, 오드 뚜왈렛 오데썽, 바디로션 필로시코스
요렇게다. 맞나....? (참고로 최애는 플레르 드 뽀)
롬브르단로가 워낙 유명한 건 알고있었지만 딱히 기회가 없어서 시향도 못해봤던 건데
블라인드로 솔리드 퍼퓸 생긴거만 보고 구매했다 ㅋㅋ.
걍 그래픽이 젤 끌렸음

솔직히 이걸 보고 어케 참음?
예쁜 음각 글씨와 양각 그래픽의 조화..
근데 약간 옛날 할머니집 장롱st 같기도 한.. 오히려 좋아.
그리고 생각보다 크기에 비해 꽤 무게감이 있다.


귀여운 파우치도 같이 준다.
저기에 넣어다닐 생각만 해도 너무 귀엽고.. 그저 심리적인 만족감.
향수 크기는 내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정도.

열면 하얗고 매끈매끈한 고체 향수가 뿅 나온다.
손가락으로 문질러서 보통 향수 뿌리는 위치에 발라주면 된다.
문지르면 오일리하게 부드럽게 체온에 녹듯이? 손가락에 묻음
그리고 그걸 손목 안쪽, 목, 귀 밑 등등에 발라줌
바르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피부에 스며들듯이 뽀송하게 향만 남기고 사라진다.
그리고 롬브르단로 EDT 였나 EDP 였나.. 향수 시향지가 같이 왔었다.
두근두근 대망의 롬브르단로 첫인상 후기 두둥.
맡자마자
"..?"
했다.
누가 향 피워서 내 콧구멍에 향로마냥 다이렉트로 꽂은 줄 알았다.
쎄하고 쨍하면서 스모키한 무언가가 전두엽을 팍 때림
나쁘게 말하면 담배 냄새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당황스러움은 딥티크를 받아들이는데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플레르 드 뽀도 사실 블라인드로 구입했던 첫 니치 향순데
뿌리자마자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후추 같은 향이 나를 감쌌다.
와타시.. 대체 20 몇만 원을 주고 뭘 사버린 걸까? 하고 현타가 올 때 즈음
정~말 고급스럽고 자연스러운 향이 찾아온다.
그래서 나는 인사하자마자 콧구멍에 향 꽂힌 사람이 되었지만
당황한 기색은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스모키한 향도 계속 맡다 보니 뭐랄까 풀내음 같은 쌉싸름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조금 더 맡아보니.... 딥티크는 배신하지 않는다.
탑노트니 뭐니 그런 것도 잘 모르는 향알못이 표현하자면
찡한 풀내음, 흙내음의 쌉싸름함 + 비 오는 날 기분이 좋을 정도의 습한 공기 속에 있는
빨간 장미가 가득한 정원에서 날법한 향
이 난다.
그리고 그 향은 절! 대! 인공적이지가 않다. 정말 그런 공간이 있을 법하고 그런 공간의 향기다.
또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내 살 냄새랑 완전히 섞이고 나면 비누향 비슷한 포근한 향기가 난다.
근데 존나 고오급 비누인거다.
이렇게 느끼고 롬브르단로에 대해서 찾아봤더니,
플로랄 그린계열, 달콤한 장미향, 럭셔리하고 소피스티 케이트드한 향수 L`OMBRE DANS L`EAU의 신선한 향은
푸른 강변 옆에 있는 정원을 떠올리게 합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 좋아하는 향입니다.
란다.
이 정도면 향알못 조금 탈출했을지도.


고체향수는 뿌리는 향수만큼 강렬하거나 오래가지는 않지만 기분전환용으로 딱 좋은 느낌이다.
향도 시향지 기준 훨씬 더 연하다.
목 주변에 바르면 문득 은은하게 기분 좋은 향이 느껴진다.
아마도 나는 외출 전에 다른 딥티크 향수를 뿌리고
밖에 나가서 향이 약해졌다 싶으면 요걸 슬쩍 바를 듯싶다.
리필도 가능하고 케이스도 예쁘고 잘 산 것 같다.
롬브르단로 오 드 퍼퓸 샘플이 갖고 싶어졌다.
플레르 드 뽀랑 오르페옹도 있기 때문에 덜컥 하나를 더 갖고 싶진 않고..
무엇보다 가격이 싸진 않으니까 ㅎㅎ..
암튼 후회는 없뜸
'경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 첫 신점 후기 (0) | 2025.04.02 |
---|---|
딥티크 로 파피에 오 드 뚜왈렛 (0) | 2023.04.16 |